143엔터 이용학 대표 강제추행 사건 고소 기자회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43엔터 이용학 대표 강제추행 사건 고소 기자회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걸그룹 메이딘 전 멤버 가은 측이 이용학 143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2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용학 143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소속 아이돌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메이딘 출신 가은의 어머니, 문효정 변호사, 허유정 전 143엔터 A&R팀장, 김재상 문화연대 사무처장, 김영민 한빛미디어 인권센터센터장, 이민경 정치를하는엄마들 활동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표는 소속 걸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을 강제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날 가은 측 법률대리인은 이 대표를 상대로 143엔터 관할 소재지인 강남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이 대표는 현재 피의자 신분이라고 알렸다.
메이딘 출신 가은의 어머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메이딘 출신 가은의 어머니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가은의 어머니는 가은이 이 대표의 신체 접촉을 거부한 뒤 업무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가은의 어머니는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적 접촉들은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욱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가은이는 '이제 내 몸을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아이를 무시하며 업무상 지속적인 불이익과 부당한 대우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강제추행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제 아이는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어야 했다"며 "그럼에도 아이는 계속 활동을 이어가길 원했고,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대표는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 하나하나에 간섭했고, 휘파람을 불며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아이는 귀에 휘파람 소리가 맴돈다며 눈물을 흘리고, 미칠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고 했다.
메이딘 출신 가은의 어머니/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메이딘 출신 가은의 어머니/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이어 "상황이 너무 가혹했고 아이는 결국 무너졌다"며 "그러던 중 '사건반장'이 방송됐다. 꿈과 미래를 위해 조용히 끝내려고 했는데 방송으로 다뤄지니 아이는 두려움에 떨게 됐다"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 아버지가 소속사 대표를 만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대표는 회사에서 입장문을 낼 테니 아이에게 인스타그램으로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아이는 그것까지 들어줬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입장문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이 보내온 내용을 받았을 때 눈물이 났다. 입장문은 거짓 투성이었다"고 주장했다.

가은의 어머니는 "입장문을 올리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의 태도가 달라졌다. 막막했다.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143이라는 회사에 걸었다. 그곳에서 모든 시간을 보낸 아이가 이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막막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 합의금이라도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대표는 합의금을 달라는 가은 측 요구를 거절했다. 가은의 어머니는 "저는 그럼 더는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대표는 '가은이가 다칠 텐데 괜찮겠냐'며 협박했다. 그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이 가은이의 메이딘 탈퇴 기사가 나왔고, 전속 계약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기사도 함께 올라왔다. 아이의 꿈과 삶은 사라졌다"며 눈물을 흘렸다.
허유정 143엔터 전 직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허유정 143엔터 전 직원/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허유정 전 143엔터 A&R팀장도 가은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A&R 팀장으로서 콘텐츠 제작, 캐스팅, 스케줄 관리 등 연습생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업무를 하며 연습생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은 대표가 특정 멤버를 편애해 힘들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허 팀장은 "대표가 멤버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아이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 예를 들면 한 멤버에게 '원래 이 프로그램은 네가 출연하기로 했는데 다른 멤버가 대신 나가게 됐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한 번은 멤버의 어머니가 찾아와서 차별에 대해 울며 호소했고, 대표는 오해였다며 사과한 적도 있다"고 밝혔다.

허 팀장은 "가은이가 팀 내에서 여러 차례 물의를 일으켰다는 방송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은 감정이 섬세해서 다투거나 서운함을 느끼는 일이 많다. 그때마다 아이들은 저를 찾아와서 속마음을 털어놨고, 저는 관계가 유연해지도록 중재했다. 가은이는 늘 중간에서 조율하려고 애썼다. 그 과정에서 힘들어하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러웠을 정도"라고 했다.

앞서 JTBC '사건반장'에서 지난해 9월 데뷔한 한일 다국적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이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143 측은 "명백하게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으며, 멤버 가은의 팀 탈퇴를 발표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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