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 '굿데이 2025' 앨범 커버/사진=텐아시아 사진DB, TEO 제공
가수 지드래곤, '굿데이 2025' 앨범 커버/사진=텐아시아 사진DB, TEO 제공
'GD 셀프 열애설' 아쉽지만...'굿데이 2025', 음악성은 훌륭 [TEN스타필드]
《이민경의 송라이터》
현직 싱어송라이터인 이민경 기자가 음악인의 시각에서 음악 이야기를 쓰겠습니다. 곡의 숨겨진 의미부터 들리지 않는 비하인드까지 분석합니다.


가수 지드래곤이 프로듀싱한 '굿데이 2025'가 높은 완성도로 호평받고 있다. 발매 직전 불거진 사생활 이슈에도 불구하고 음원은 주요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6시에 공개된 음원 '굿데이 2025 (텔레파시+달빛 창가에서)'가 25일 오전 9시 기준 멜론 HOT100 1위를 차지했다. 평일 오전은 사람들이 음원 서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때다. 이름을 올리기 어려운 멜론 TOP100 차트에도 발매 1시간 뒤에 상위권인 17위로 진입했다. 25일 오전 9시에는 TOP100 차트 5위를 기록했다.
사진=멜론 TOP100 차트 캡처
사진=멜론 TOP100 차트 캡처
이 곡은 최근 음원 트렌드에 비해 긴 4분 분량이다. 대신 지루함을 덜기 위한 변주가 촘촘하게 배치됐다. 곡은 '달빛 창가에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1절에 삽입된 '텔레파시'를 비롯해 디스코 질감의 편곡을 계속 유지하다가 2절 도입부 에스파와 지드래곤이 랩을 주고받는 지점에서 힙합 요소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뮤직비디오 기준 2분 56초 지점의 합창 브릿지에선 악기를 걷어내며 환기를 유도했다. 이후 여러 차례 반복되는 '달빛 창가에서' 후렴 부분에서도 유닛 부석순, 밴드 데이식스 등 멤버들의 다양한 코러스를 더해 변화를 줬다.

해당 편곡은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함을, MZ세대에게는 새로움을 느끼게 하는 효과를 냈다. 마지막엔 황정민의 시원한 보컬이 인스트루멘털(반주) 없이 단독으로 등장해 두 귀를 집중하게 만들기도 했다. 황정민의 목소리로 바로 끝내는 대신, 다시 멤버들의 내레이션 등 목소리를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사진=유튜브 채널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엠뚜루마뚜루 : MBC 공식 종합 채널' 캡처
'굿데이 2025'는 훌륭한 음향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 20명이 넘는 보컬 목소리가 한 데 쓰일 경우 자칫 소리가 뭉쳐 목소리가 구분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 곡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음악 속 목소리 위치를 멤버마다 각기 달리 해 각 합창 부분에서도 멤버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 정해인, 황정민, 김고은 등 비가수 출신의 보컬도 이질감 없이 잘 녹아들었다. 단순히 이들의 노래 실력이 훌륭해서만은 아니다. 지드래곤은 녹음 과정에서 파트별로 힘을 주고 뺄 구간을 직접 디렉팅했다. 일례로 그는 정해인을 위해 직접 녹음 부스 안으로 들어가 도입부에서 '눈빛만 봐도'에서는 담백하게, '알 수 있잖아'에서는 끼를 더해 노래하도록 지도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TEO 테오' '굿데이 2025' MV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TEO 테오' '굿데이 2025' MV 캡처
유튜브 채널 'TEO'에 공개된 뮤직비디오도 주목할 만하다. 보컬 자막뿐 아니라, 파트마다 어떤 애드리브를 누가 했는지도 명확히 적혀 있다. 멤버들 한명 한명 빠짐없이 참여한 부분마다 얼굴을 비춰 자막 없이도 누구의 목소린지 구별할 수 있게 편집했다.

아쉬운 점도 있다. 같은 날 지드래곤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트와이스 사나의 개인 계정을 태그해 '셀프 열애설'을 불러일으킨 것.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장에서 트와이스 멤버 사진을 올리며 그룹 공식 계정이 아닌 개인 계정을 태그한 게 화근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날 발매 직전까지 음원이 발매된다는 사실보다 지드래곤의 열애설이 더 큰 화제가 됐다.

곡이 발매된 이후에는 지드래곤의 열애설보다 곡 자체에 화제성이 몰려 좋은 차트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스스로 만든 이슈가 곡 발매일과 겹친 점은 결과와 상관없이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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