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의 자기 복제가 자충수가 됐다. 영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로 액션과 오컬트 장르의 결합을 시도했지만, 영화의 이음새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

바우(마동석 분), 샤론(서현 분), 김군(이다윗 분)은 악마를 전담 처리하는 퇴마업체 '거룩한 밤'을 운영하고 있다. 사장 바우는 바위 같은 주먹으로 악마들을 때려잡고, 샤론은 특별한 능력으로 악마를 퇴마한다. 김군은 의뢰받은 사건을 정리하고 현장을 촬영해 기록하는 등 여러 잡무를 도맡고 있다. 어느 날 신경정신과 의사 정원(경수진 분)이 거룩한 밤 팀을 찾아온다. 홀어머니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시고 정원은 동생 은서(정지소 분)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고 있던 상황. 정원은 외딴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후 동생에게 원인 모를 증세가 시작됐다며, 의학으로 고쳐지지 않는 동생을 살려달라고 거룩한 밤에 의뢰한다.

'거룩한 밤'은 마동석이 기획, 제작하고 주연한 작품이다. 액션과 흥행력 측면에서 강력한 펀치력 있는 마동석은 자신의 특기를 가져가되, 오컬트라는 장르로 변주를 줬다. 오컬트 액션이라는 장르 개척을 시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다. 액션은 액션대로, 오컬트는 오컬트대로 제각각이다.

게다가 극 중 설정도 난해하다. 바우는 과거 보육원에서 단짝처럼 자랐던 요셉의 내면에 잠식돼 있던 악의 힘이 깨어나 보육원 식구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자 큰 충격에 빠진다. 홀연히 사라진 요셉을 쫓아 악의 세력을 처단하기로 결심하고 퇴마업체를 운영하기로 한다. 거기다 극 중 악을 숭배하는 집단도 등장한다.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여러 설정, 제대로 회수되지 않는 떡밥들에 오컬트 액션이라는 새 장르와 뒤엉키면서 작품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특히 아쉬운 점은 마동석표 유머가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심각한 상황, 거친 몸싸움이 오가는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유머러스한 대사가 자연스럽게 '툭' 튀어나오는 것이 마동석 작품 특유의 재미. '거룩한 밤'에도 마동석표 유머는 첨가됐지만, 뜬금없고 부자연스럽다.

마동석의 액션은 여전한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간의 성과가 있기에 기대감만큼은 충족시키면서도, 전형적이고 지루한 면이 있다.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서현의 연기는 애매하다. 딕션과 전달력이 떨어진다. 판타지성 요소가 있는 작품이라 CG 등이 서현의 연기를 보완해준다. 악마에게 잠식당한 은서 역의 정지소 연기가 볼 법하다.

'거룩한 밤'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