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야당'에서 빌런 조훈을 연기한 배우 류경수는 이같이 말했다. '야당'은 마약 수사기관의 브로커인 야당과 검사,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마약 수사에 뛰어드는 범죄 액션 영화. 류경수는 대통령 후보자의 안하무인 아들 조훈 역을 맡았다. 조훈은 일상처럼 마약 파티를 열지만, 아버지가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탓에 아무리 사고를 쳐도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다.
"조훈은 캐릭터 설정만으로는 전형적 타입이라서 비틀어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악당 말고 악동 느낌으로, 갑자기 삐쭉삐쭉 튀어나오는 느낌이 재밌겠다 싶었죠. 의외성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요. 조훈에게 장난기가 없으면 조훈은 기능적인 캐릭터로 끝났을 것 같아요. 장난을 좋아하는 어린아이에서 성장이 멈춰 유아적 발상을 하는 인물로 그렸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나쁜 장면을 연기하면 더 다채로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잘못 들었나 싶었어요. 하하. 저도 거기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했어요. 내 밑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러면 당황하거나 무서워할 것 같았죠. 좀 비틀어보려고 했어요. 의외의 대사가 나오면 관객들도 재밌지 않을까요."

"(조태오 캐릭터와 같이 언급되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어요. 하하. 저도 '베테랑'을 재밌게 봤어요. 하지만 굳이 캐릭터를 겹치게 하려고는 안 했어요. '야당' 안에서 잘하려고 노력했죠."

"구울 수도 삶을 수도 있는 캐릭터가 끌려요. 재밌게 요리해볼 수 있고 좋은 재료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에 관심이 가요.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쪽에 매력을 느끼죠. 매번 '저렇게 해볼 걸 그랬나' 싶어요.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도 그런 생각이 나요. 순간순간 할 때마다 최선만 다하자는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습니다."

맡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는 "자료가 남아있는 근현대사 실존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조선시대 인물은 기록이 글밖에 없지 않나. 육성, 영상 등이 남아있는 실존 인물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사'자 들어가는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다. 변호사, 판사, 의사 등등 재밌을 것 같다. 치과의사도 좋다"며 웃었다.
2007년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한 류경수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에 다다르고 있다. "오래만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직업상 나의 20대, 30대 모습이 자료로 남잖아요. 청춘일 때 나, 중년일 때 나를 볼 수 있어요.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청춘일 때 내 모습으로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어요. 나중에 그걸 보면 마음이 이상할 것 같아요. 70~80대가 됐을 때는 남겨놓았던 할아버지 역할도 하며, 쭉 한번 훑으면 진짜 성공한 배우이지 않을까요. 하하."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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