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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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엑소 카이가 오랜 기다림 끝에 더 성숙해진 음악으로 돌아왔다.

카이는 21일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네 번째 미니앨범 'Wait On Me'(웨이트 온 미)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었다.

이번 앨범은 2023년 발표된 카이 세 번째 미니앨범 'Rover'(로버) 이후 약 2년 만의 신보다. 카이는 "소집해제하고 인사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데뷔할 때처럼 긴장되고 설레기까지 한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그는 "2년이란 공백이 그냥 흐른 게 아니라 좋은 것들을 잘 쌓아온 시간이란 걸 앨범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 많은 분이 저를 기다려 주셨다는 걸 잘 안다. 저 역시도 여러분을 기다렸다. 더 멋진 앨범을 완성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엑소 수호,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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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엑소 맏형 수호가 쇼케이스 MC로 나섰다. 그는 "엑소의 리더 수호"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대세 쇼케이스다. 이분이 모든 유튜브와 예능 등을 섭렵하셨다고 들었다"며 카이를 치켜세웠다. 카이는 "진행을 맡아준 수호 형 고맙다. 컴백하는 자리에서 힘을 실어줘서 감동"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수호는 "제가 소집해제하고 2년 만에 첫 앨범을 냈을 때 카이가 쇼케이스 MC를 해줬다. 잊지 않고 이렇게 왔다"며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

수호는 유쾌한 진행으로 쇼케이스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쇼케이스 MC를 가볍게 생각했는데, 무거운 마음으로 왔어야 했다. 슈퍼주니어 선배님들처럼 좀 더 원활하게 MC를 보시는 분들을 보고 왔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카이의 오랜만의 컴백이라 SM 대표님도 오셨다"며 "오늘 이후로 저는 MC는 못 하게 될 것 같다. 후배들 데뷔한다고 저를 부를 일은 없겠다. 한편으로는 속 시원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사죄 말고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능숙한 진행 실력에도 겸손함을 표했다.
엑소 수호/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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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는 카이의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감상한 후 "왜 이렇게 노출이 많은지 궁금하다. 보통 한 구간에서만 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노출이더라"라고 말했다. 수호는 카이에게 "본인의 선택이냐"고 물었고, 카이는 "제 선택이냐고요? 그럼 회사가 억지로 시켰냐는 말이냐"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카이는 "'웨이트 온 미'를 어떤 모습으로 보여드리면 좋을지 고민했다. 사막이 나오고, 뜨거운 바람이 느껴지는 콘셉트다. 그런데 저까지 껴입고 있으면 보는 사람들이 더울 수 있겠더라. 살을 보여주면서 시원함을 드리자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노출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크롭티의 아이콘'이란 수식어에 대해서는 "그런 이미지도 있구나. 좋았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얼마 전에 디오 형이 그러더라. '넌 왜 이렇게 천이 부족하냐.' 그런 도발을 해서 다음 앨범부터는 천이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앨범은 이미 찍어버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엑소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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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이는 웹예능 '전과자' 진행자를 맡았다. 이 외에도 '살롱드립'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입담을 뽐내고 있다. 카이는 "데뷔할 때쯤에는 제가 이렇게 다양한 예능에 나가서 좋은 반응을 얻을지 몰랐다. 어떻게 터닝 포인트를 맞았나 돌이켜봤다"며 "'팬티 안에 두 글자' 이후로 제 삶이 바뀌었더라"고 말했다.

앞서 카이는 지난 2019년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했다. 당시 엑소 멤버들은 귀를 막고 입 모양으로 단어를 유추하는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했다. 카이는 '패딩 안에'라는 말을 '팬티 안에'로 잘못 이해했고, "팬티 안에 두 글자?"라는 말을 내뱉었다. 그는 동시에 바지를 내려다보며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때 이후 카이는 엑소 내 예능 멤버로 꼽히게 됐다.

카이는 예능 캐릭터로서 활약 중인 근황을 즐기고 있다. 그는 "옛날에는 예능이 아티스트의 퍼포먼스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더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예능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그게 제 퍼포먼스를 보러 오는 또 하나의 길이 되지 않을까"라며 "뭐 하나에 국한돼서 활동하기보다 카이로서, 김종인(본명)으로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능이라는 게 사실 얻어걸리는 것도 있어야 하지만 실력도 있어야 한다. 많은 선배에게 조언 구하면서 이 기세 이어가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엑소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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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성실하게 복무해 각종 미담이 전해진 카이. '살롱드립' 출연 영상에는 함께 근무했던 이들의 칭찬 댓글이 이어졌다. 카이는 "같이 근무하신 분들이 제가 사회에 복귀하면 댓글을 남겨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진짜로 남길 줄 몰랐다"며 "나중에 찾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카이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며 생긴 변화를 밝혔다. 그는 "일단은 기상 시간이 정확해졌다. 웬만하면 9시에 일어나려고 한다. 대부분 8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준비한다"며 "가장 좋은 변화이자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카이는 "음악 방송이나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 새벽에 끝난다. 그런데 8~9시면 눈이 떠져서 그게 조금 힘들긴 하다"고 덧붙였다.

직장인의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그는 "6시 전에 퇴근하셨으면 좋겠다. 꼭 연차 꼬박꼬박 쓰시고, 눈치 보지 마시고 병원도 꼭 가시라. 다들 좋은 직장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엑소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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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혼란을 겪었던 시기를 지나 현재의 카이가 됐다. 카이는 "14년 동안 많은 앨범을 내고 많은 무대를 보여드렸다. 2년이란 공백 동안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까 많이 고민했다. 답이 나오질 않더라. 이제는 내가 좋아서 하는 건지, 아니면 여러분이 보고 싶은 모습을 제가 좋아하게 되는 건지 정체성의 혼란도 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대중이 카이를 보는 모습은 다 다를 거다. 어떤 분들은 '팬티 안에 두 글자'로 기억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카이로서 멋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다. 어떤 모습을 정확하게 보여드리기보다는, 다양한 분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좋은 기억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엑소로서의 미래도 언급했다. 카이는 "회사와 언제나 엑소 활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얘기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또 엑소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 회사와 더 얘기를 많이 해보겠다"고 했다. 끝으로 수호와 카이는 "마지막 인사는 엑소로서 하겠다. 지금까지 엑소였다. 위아원"이라고 팀 구호를 외치며 훈훈하게 마무리했다.
엑소 카이/ 사진 제공=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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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Wait On Me'는 아프로비츠의 리듬을 활용한 팝 곡이다. 타악기가 만든 절제된 그루브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신스 스트링 사운드가 어우러졌으며,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드러내는 감정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Wait'이라는 가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포인트 안무와 파워풀한 댄스 브레이크가 포함된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 곡 외에도 카이표 나른 청량미로 화제가 된 선공개 곡 'Adult Swim'(어덜트 스윔)부터 'Walls Don't Talk'(월스 돈트 토크), 'Pressure'(프레셔), 'Ridin''(라이딘), 'Off and Away'(오프 앤드 어웨이), 'Flight to Paris'(플라이트 투 패리스)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 성숙해진 카이의 음악이 수록됐다.

카이의 신보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됐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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