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수 / 사진제공=고스트 스튜디오
류경수 / 사진제공=고스트 스튜디오
영화 '야당'에서 빌런 연기를 선보인 류경수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캐릭터에 끌린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야당'에 출연한 배우 류경수를 만났다.

'야당'은 마약 수사기관의 브로커인 야당과 검사,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마약 수사에 뛰어드는 범죄 액션 영화. 류경수는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 조훈 역을 맡았다. 일상처럼 마약 파티를 열지만, 아버지가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탓에 아무리 사고를 쳐도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다.

마약 파티를 즐기는 조훈 캐릭터 연구를 위해 류경수는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 한국 것도 보고 외국 것도 봤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영화에서 배우들은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봤다"면서도 "결국엔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이지 않나. '나만의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수집했던 정보들에서 나의 것을 첨가, 그렇게 조훈 캐릭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유력 정치인이 나오고 부정부패가 소재가 된다는 점 등에서 영화 '내부자들', '검사외전', '베테랑'도 연상시킨다. 특히 조훈 캐릭터는 '베테랑'에 속 유아인이 연기한 빌런 조태오와 기득권층 2세라는 점, 안하무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함께 언급되기도 한다. 조태오는 역대급 빌런으로 꼽힐 만큼 관객들에게 각인된 악역 캐릭터다.

하지만 류경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고. 그는 "(조태오 캐릭터와 같이 언급되는 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며 멋쩍어했다. 이어 "저도 '베테랑'을 재밌게 봤다. 하지만 굳이 캐릭터를 겹치게 하려고는 안 했다. '야당' 안에서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류경수는 "구울 수도 삶을 수도 있는 캐릭터가 끌린다. 재밌게 요리해볼 수 있고 좋은 재료들이라는 생각이 드는 캐릭터에 관심이 간다. 새롭게 시도해볼 수 있는 쪽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매번 '저렇게 해볼 걸 그랬나' 싶다. 촬영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도 그런 생각이 난다. 순간순간 할 때마다 최선만 다하자 생각한다"며 연기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일상적인 캐릭터는 어떠냐는 물음에 "예전에는 확확 바뀌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에는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관객들, 시청자들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않나. 그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은 '미지의 서울'이라고 조금 일상적인 작품을 찍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맡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질문에는 "자료가 남아있는 근현대사 실존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조선시대 인물은 기록이 글밖에 없지 않나. 육성, 영상 등이 남아있는 실존 인물을 표현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사'자 들어가는 인물도 연기해보고 싶다. 변호사, 판사, 의사 등등 재밌을 것 같다. 치과의사도 좋다"며 웃었다.

2007년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로 데뷔한 류경수는 어느덧 데뷔 20주년에 다다르고 있다. 류경수는 "오래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직업상 나의 20대, 30대 모습이 자료로 남지 않나. 청춘일 때 나, 중년일 때 나를 볼 수 있다. 이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청춘일 때 내 모습으로도 최대한 많이 해보고 싶다"며 "나중에 그걸 보면 마음이 이상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70~80대가 됐을 때 남겨놓았던 할아버지 역할도 하며, 쭉 한번 훑으면 진짜 성공한 배우이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야당'은 지난 1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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