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준 / 사진=텐아시아DB
박해준 / 사진=텐아시아DB
배우 박해준이 희대의 불륜남, 유니콘 남편에 이어 마약범들이 벌벌 떠는 형사로 대중을 만나게 됐다. 영화 '야당'을 통해서다. 지난 1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야당'은 마약 세계에서 수사기관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와 검사(유해진 분), 형사(박해준 분)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마약 수사에 뛰어드는 범죄 액션 영화다. 박해준이 연기한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는 그 집요함 때문에 마약 사범들에게 '옥황상제'로 불리는 인물이다.

마약 수사의 브로커 역할을 하는 '야당'이라는 존재는 이전에 작품들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 박해준은 "대본이 빠르게 읽혔고 역할들도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야당 이강수 캐릭터도 본 적 없는 역할이었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 있다는 점이 극적 재미 요소 같다. 형사 캐릭터는 흔하지만 마약수사대 형사라는 또 다른 포인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준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박해준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은 범죄 액션 장르인 만큼 '내부자들', '베테랑', '검사외전'과 같은 작품들도 떠올리게 한다. 박해준은 "기시감이 든다는 생각은 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수 역할도 그렇고 영화가 경쾌하면서도 약간의 묵직함이 있다. 경쾌함과 묵직함의 '교집합'이 '야당'을 훨씬 더 재밌게 하는 요소"라고 '야당'만의 매력점을 짚었다. 또한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은 권력을 올바르지 않게 휘두르는 사람들이 작품 속에서 깨지는 모습을 보고 통쾌해한다"며 범죄 액션 장르만의 매력 포인트도 꼽았다.

마약 사범들을 잡기 위해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형사 역할을 한 만큼 액션신도 많았다. 하지만 "영화 들어가기 직전에 팔 골절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액션신이 일찍 잡혀 있었는데 2주 정도 스케줄을 미뤄주셨다. 민폐를 끼쳤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크게 다치진 않아서 다행히 촬영 때는 액션을 할 수 있는 컨디션이 나왔다. 저를 배려해서 처음 액션 디자인에서 수정해준 부분도 있다"며 고마워했다.

박해준은 '야당'을 함께한 강하늘의 심성을 칭찬하기도 했다. 강하늘은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평소 선하기로 유명하다. 박해준은 강하늘에 대해 "늘 칭찬받지 않나. 칭찬받으면 본인이 더 몸 둘 바를 몰라 한다. 칭찬을 안 해줘도 이미 너무 좋은 친구다. 보면 알지 않나"라며 웃었다. 이어 "에너제틱하고 주변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준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이제 더 이상 칭찬하기 싫다. 내 입만 아프다. '나쁜 짓 한번 해보면 어떠냐'고 경고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박해준은 연기 인생 변곡점이 된 작품 중 하나로 영화 '4등'(2016)을 꼽았다. '4등'은 만년 4등인 초등생 수영선수 준호(유재상 분)가 코치 광수(박해준 분)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박해준은 감독의 폭력에 회의를 느끼고 수영선수를 그만뒀지만 코치가 된 후 자신도 선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광수를 연기했다. 박해준은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놀아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해준이 대중적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였다.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 일명 '사빠죄아'라는 유행어를 남긴 희대의 불륜남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박해준은 "'부부의 세계' 때도 들떴다. 사람들한테 이렇게 알려진 게 처음 겪는 일이지 않나"라며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숨었던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두렵고 빨리 벗어나서 다른 작업을 하고 싶었다. 실제로 다른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충분히 그 순간을 즐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는 사랑꾼 남편이자 헌신적인 아빠 양관식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설레게도 뭉클하게도 했다. 지금의 인기에 박해준은 "들뜨긴 한다"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려 애썼다. "('부부의 세계' 때) 김희애 선배님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는 작품을 한 번 만나기 어려운데 좋은 경험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최근에 또 그런 작품을 만나지 않았나.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 '폭싹 속았수다'와 '야당'으로 홍보 일정이 많아져서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면서 반응을 보면 들뜨기도 한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도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이미 염정아 선배님과 함께하는 '첫, 사랑을 위하여' 촬영을 시작했다. 빨리 현장에 가서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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