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병국 감독이 대한민국의 마약판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야당' 황병국 감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황 감독은 전날 기자간담회 때와는 다르게 취재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정성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다.
'야당' 포스터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 포스터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야당'이란 법에 어긋나는 약물을 유포하다가 걸린 범죄자 중 수사기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부류를 뜻하는 은어다. 마약 관련 범죄 특성상 일반적인 수사 방법으로는 정보를 얻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야당의 협조가 무척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수감자의 경우 보통은 그 대가로 형량을 감경받는 등의 혜택을 얻게 된다.

황 감독은 '야당'을 기획하며 무려 14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마약판 브로커의 내용을 담기 위해 무한한 시간을 투자해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는 "우리나라가 매년 검찰청 마약사범 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2021년의 경우엔 1만 6000명이 검거됐고, 작년엔 2만 8000명이 잡혔다. 검거된 인원만 이만큼이고 실제 범죄자는 더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범죄 수사학에서는 곱하기 20을 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50만명이 넘는 거다. 올해, 내년엔 더 많아질 거라 예상한다. 사실 우리나라의 마약 정책은 그냥 검거해서 (구치소에) 집어넣는 것뿐이지 않나. 마약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가 없다. 미국도 그 많은 돈을 쏟아부어도 마약 범죄자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마약 사범이 출소해서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 지방에 위치한 정신병원이 몇 군데 있지만 검사가 거기로 보내줘야만 갈 수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취재하면서 참혹한 장면을 많이 봤다. 입에 담을 수도 없다"라며 극 중 마약 성교 파티를 여러 차례 넣은 이유를 밝혔다.
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병국 감독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황 감독은 취재하다 알게 된 사실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마약 종류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하나는 뇌를 자극하는 마약이고 다른 하나는 뇌를 마비시키는 마약이다. 뇌를 자극하는 건 대부분 필로폰이다. 엑스터시나 코카인도 들어간다. 뇌를 마비시키는 건 대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엑스터시로 시작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없어진다. 더 자극이 있는 마약을 찾게 된다. 주사기를 꽂는 순간 인생 끝이다. 마약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본인 스스로 중독 안 될 거라 한다. 그런데 전부 다 중독이 된다. 담배조차도 끊기가 어렵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황 감독의 설명처럼 '야당'은 정치 영화가 아니다. 마약판의 브로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황 감독은 "기존의 마약 영화처럼 어둡지 않고 통쾌하다"고 관람을 독려했다.

'야당'은 16일 개봉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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