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식은 얼핏 어수룩해 보이지만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욱의 로비 활동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 속 캐릭터로서도,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도, 엄하늘은 이번 영화의 다크호스로 꼽을 만하다. 개성 있는 연기와 높은 캐릭터 몰입도가 인상적이다.

류경수는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쾌락 위주의 삶을 사는 안타고니스트 캐릭터다. 악당보단 악동으로 보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아버지라는 뒷배를 믿고 갑질하는 조훈의 안하무인 태도는 얄밉기 그지없다. 함께 출연한 유해진도 류경수의 연기에 "뒤통수를 한 대 빡 때리고 싶더라"며 "얄밉게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용각은 일찍이 '바둑 신동' 이창호의 재능을 알아보고 조훈현(이병헌 분)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인물. 조훈현과 이창호를 응원하는 지지자이자 흥미진진한 둘의 대국을 지켜보는 관찰자로서, 영화를 좀 더 리드미컬하게 만들어준다. 극 중 나이는 어리지만 항렬은 높은 '족보상 집안 어른' 이창호에게 존댓말을 하는 모습도 웃음 포인트다.
현봉식은 영화 '로비'에도 함께했다. 로비 현장을 포착하고 도청하는 신부 가르시니 역으로 등장, 긴박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블랙코미디만의 매력을 배가한다. 현봉식은 최근 '승부' 무대인사에 '로비' 모자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두 작품 세계관을 오가는 '스파이' 현봉식의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현봉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m a 뿌락찌"라고 인증글도 남기며 관객과 소통했다.
작품에 없어선 안 될 매력적인 신스틸러 배우들. 소소한 재미부터 작품 전체 완성도를 드높이는 이들의 연기가 묘하게 중독적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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