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봉식 / 사진=텐아시아DB
현봉식 / 사진=텐아시아DB
주인공만으로는 작품이 완성될 수 없다. 이야기의 빈틈까지 메워주는 신스틸러 배우들의 활약상도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영화 '로비'에서는 엄하늘이, '야당'에서는 류경수가, '승부'에서는 현봉식이 특히 눈길을 끈다.
'로비'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로비' 스틸. / 사진제공=쇼박스
하정우 감독 특유의 말맛이 살아있는 블랙코미디 '로비'는 주요 배우들만 10명이다. 그런데 이 10명 외에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바로 엄하늘이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윤인터랙티브의 대표 윤창욱(하정우)이 4조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엄하늘은 하정우의 극 중 사촌 동생이자 윤인터랙티브 신입 직원 호식 역을 맡았다.

호식은 얼핏 어수룩해 보이지만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창욱의 로비 활동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 속 캐릭터로서도, 영화에 참여한 배우로서도, 엄하늘은 이번 영화의 다크호스로 꼽을 만하다. 개성 있는 연기와 높은 캐릭터 몰입도가 인상적이다.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야당' 스틸. /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하이브미디어코프
오는 16일 개봉하는 영화 '야당'에서는 류경수가 '똘끼 있는 망나니' 캐릭터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다. '야당'은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출세욕이 가득한 검사, 그리고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 류경수는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 조훈 역을 맡았다.

류경수는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쾌락 위주의 삶을 사는 안타고니스트 캐릭터다. 악당보단 악동으로 보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아버지라는 뒷배를 믿고 갑질하는 조훈의 안하무인 태도는 얄밉기 그지없다. 함께 출연한 유해진도 류경수의 연기에 "뒤통수를 한 대 빡 때리고 싶더라"며 "얄밉게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했다.
'승부'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승부' 스틸. / 사진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누적 관객 150만명을 넘기고 손익분기점 180만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승부'에서는 현봉식이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승부'는 사제지간인 프로바둑기사 조훈현과 이창호의 성장과 대결을 그리는 작품이다. 현봉식은 '승부'에서 프로 기사 이용각 역으로 출연했다.

이용각은 일찍이 '바둑 신동' 이창호의 재능을 알아보고 조훈현(이병헌 분)에게 소개를 시켜주는 인물. 조훈현과 이창호를 응원하는 지지자이자 흥미진진한 둘의 대국을 지켜보는 관찰자로서, 영화를 좀 더 리드미컬하게 만들어준다. 극 중 나이는 어리지만 항렬은 높은 '족보상 집안 어른' 이창호에게 존댓말을 하는 모습도 웃음 포인트다.

현봉식은 영화 '로비'에도 함께했다. 로비 현장을 포착하고 도청하는 신부 가르시니 역으로 등장, 긴박하고도 우스꽝스러운 블랙코미디만의 매력을 배가한다. 현봉식은 최근 '승부' 무대인사에 '로비' 모자를 착용하고 참석했다. 두 작품 세계관을 오가는 '스파이' 현봉식의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현봉식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I'm a 뿌락찌"라고 인증글도 남기며 관객과 소통했다.

작품에 없어선 안 될 매력적인 신스틸러 배우들. 소소한 재미부터 작품 전체 완성도를 드높이는 이들의 연기가 묘하게 중독적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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