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의 스타캐처≫
방송계 반짝거리는 유망 스타들을 캐치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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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시간이었어요.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나이에 이 감정을 느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20대에 좌절도 느껴보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들을 경험하고, 또 극복도 해봤죠."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3년간의 공백을 갖고 '보물섬'으로 배우 데뷔한 공지호가 이렇게 말했다. 이 시간을 '취업 준비'로 여겼다는 그는 "나중에 또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여긴다. 다시금 힘든 일이 닥친다고 해도, 이번에 경험한 것들을 통해 내가 더 단단해졌다. 또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인함을 내비쳤다.

공지호는 2015년 4월 그룹 오마이걸로 데뷔했고, 2022년 5월 팀을 탈퇴한 뒤 배우로 전향했다. 오마이걸 지호로 불리던 그는 박형식이 소속된 피앤드스튜디오와 계약을 맺고 활동명을 공지호로 바꿨다. 이 소식이 알려진 건 2022년이었지만, 그의 첫 작품인 '보물섬'은 올해 2월 처음 방송됐다. 탈퇴 후 첫 데뷔작까지는 약 3년의 세월이 걸렸다.

취재진이 공지호를 처음 마주한 건 2020년. 첫 만남부터 그에게서는 따뜻한 아우라가 풍겼다. 데뷔 초부터 그룹의 비주얼 멤버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의 분위기는 그 이상이었다. 아이돌 출신답게 상큼함을 장착한 것은 물론, 당시 작품 활동하지 않고 있었음에도 또박또박한 어투와 세심한 에티튜드로 눈길을 끌었다.

2022년 2월을 마지막으로, 2025년 4월 다시 그를 만나기까지 공지호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걸그룹 탈퇴, 3년간의 공백, 그리고 첫 작품 공개까지.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처음으로 전환점이 찾아온 시기였다. 드라마 '보물섬' 출연 소식을 단독 취재하자마자, 텐아시아는 공지호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던 터. 반년여 만에 성사된 소중한 만남이었다.

'보물섬'을 하면서 어떤 걸 느꼈냐는 물음에 공지호는 "그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았다. 작품을 하면서 하나하나 직접 찾아보고 공부해 나갔다. 너무 흥미롭더라. 캐릭터의 감정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답했다. 이어 "천재 해커 역할을 떠올리며 처음엔 히피 펌을 생각했었는데, 감독님께서 흔한 스타일이라는 코멘트를 주셨다. 그래서 스타일링 팀과 상의하면서 레이어드도 시도하는 등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지도 10년이 됐다. 공지호는 그간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공백기 동안 작품 오디션을 보고, 여행도 다니고, 꾸준히 운동하며 지냈다. '앞으로도 내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런 가운데 지금의 회사 대표님을 믿었다. 현재까지 걸어온 길도 전부 내 선택이었다. 이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것도 결국 내 의지고,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의지를 다졌다"고 부드러우면서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음악 활동이 그립지 않냐는 질문에 공지호는 "아주 미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금은 배우 활동에 집중한 상태다. 작품을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어 "배역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목표가 있다. 데뷔 후 10년간 '지호'라는 이름으로 불려왔다. 앞으로는 작품 속 배역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공백기를 보내면서 정말 시간이 안 간다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있네요. 신기해요(웃음). 앞으로의 제가 궁금해요. 지금까지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오기도 했지만, 과거의 제가 상상하지 못했던 현실이 펼쳐지고 있거든요. 스스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에 기대가 큽니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