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서울 중림동 텐아시아 사옥에서 영화 '로비'에 출연한 배우 강해림을 만났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 분)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 강해림은 슬럼프에 빠진 프로 골퍼 진프로를 연기했다. 하정우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으로, 하정우는 창욱 역으로 출연도 했다.
첫 영화인 이번 작품 개봉을 앞두고 강해림은 "많이 무섭고 걱정이 컸다"며 떨렸던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제는 개봉했고 개봉 첫주가 지나니 마음이 편하다. 좋다. 가족들도 기뻐하다"고 전했다. 무대인사에 대해서는 "좀 부끄럽고 쑥스럽다"며 미소 지었다. 기억 나는 순간이 있었냐는 물음에는 "무대인사 문화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여러 관을 계속 다니는데도 앞자리에는 다 똑같은 분들이 앉아있더라. 같이 함께 따라다니신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런 문화가 재밌었다"며 즐거워했다.
극 중 진 프로는 한창 잘나가던 골퍼였지만, 최근 '드라이버 입스' 슬럼프로 인해 드라이버만 잡아도 눈앞이 흐려지는 상태다. 거기에 골프 티칭을 해 주는 생방송에서 제대로 공을 치지 못하고 현장을 이탈해버리는 대형 방송사고까지 친다. 진 프로는 골프와 거리를 두려하지만 사업 로비를 위해 골프 라운딩에 한 번만 나와달라는 윤창욱 대표의 간곡한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라운딩 멤버는 윤창욱 대표, 로비 라운드를 알선해준 박 기자(이동휘 분), 그리고 팬심을 가장해 음침한 언행을 일삼는 정치계 실세 최 실장(김의성 분). 강해림은 "연기하면서는 실제로 열받는 순간도 많았다. 그런데 최 실장보다 더 화나게 하는 건 박 기자였다. 옆에서 오두방정을 떨고 이래라저래라 하니 열받았다"고 촬영 비하인드를 전했다.
함께 연기한 김의성에 대해서는 "배역에서 느끼는 불편함이 실제로는 전혀 없는 분이다. 후배들과 스태프들을 끔찍하게 아껴주신다. 다들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였다"며 미소 지었다.
최 실장의 진상 언행에도 견뎌내는 진 프로. 답답했던 순간은 없었냐는 물음에 "최 실장한테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관객들 사이에 '더 세게 욕해라', '한 대 때려줘라'는 반응이 있더라"며 '대리 응징'에 미소 지었다.
욕설신에 대해서는 "진 프로가 평소 욕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인데 폭발하는 설정의 장면이다. 감독님이 다른 버전으로 요청하셔서 여러 번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색하게 욕하는 장면이 오케이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감독님이 에너지를 많이 써달라고 했다. '비스티 보이즈' 속 거칠게 욕하는 장면 영상 링크를 보내시며 '이 정도 느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목이 쉴 정도로 발악해보기도 하면서 여러 번 찍었다. 어색하게 욕을 하는 모습이 진 프로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전했다.
진 프로의 감정이 폭발하는 '구토신'에 대해서는 "진 프로가 원래 그런 캐릭터 설정이 있다. 영화 완성본에서는 편집됐는데 정신과 의사한테 상담할 때 의사가 '아직도 토하냐'는 장면이 있었다. 진 프로에게 힘든 상황에서 토한 거라 통쾌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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