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정년이' 원작과 다른 결말, 여성 서사는 어디로
여성 캐릭터들은 결혼, 국극단은 요정 집으로 팔려
'정년이' 원작과 다른 결말, 여성 서사는 어디로
여성 캐릭터들은 결혼, 국극단은 요정 집으로 팔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1950년대 여성 국극단을 조명하면서 현실적인 시대상도 반영하고 싶었던 걸까. 쇠퇴하는 여성 국극에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는 맥없이 사라졌고, 주체적인 여성들의 모습은 결국 결혼으로 점철됐다. 주인공들의 성장과 성공은 지워진, 허무한 결말뿐이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 16.5%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년이'는 여성 국극이라는 신선한 소재에 김태리, 신예은, 라미란, 정은채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 국극 무대로 방송 내내 큰 화제를 모았다.

MBC는 작품 제작을 위한 자료 조사, 촬영지 섭외, 배우 캐스팅 등 사전 제작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음에도 편성이 불발되며 막심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지만, '정년이' 제작사 측은 "MBC는 제작사들과 '정년이'와 관련된 구두 합의를 포함 어떠한 계약도 체결한 사실이 없고, 제작사는 명시적인 편성 확정을 고지받은 적도 없다"고 반박하며 논란을 일단락 했다.
![김태리 '민폐 논란'은 약과였네…무너진 여성 서사, 원작 파괴 '정년이'의 한계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411/BF.38680772.1.jpg)
정년이 캐릭터를 향한 시청자들의 불만도 컸다. 오지랖에 제 멋대로이고, 주변에 피해만 입히는 '민폐' 행동이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민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쉽지 않은 탓에 작품을 향한 대중의 호불호 역시 나뉘었다.
![김태리 '민폐 논란'은 약과였네…무너진 여성 서사, 원작 파괴 '정년이'의 한계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411/BF.38680794.1.jpg)
특히 이 과정에서 단장 소복(라미란 분)이 돈을 구하기 위해 매란 국극단 건물을 일본식 성매매 업소인 요정으로 판다는 점, 주란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결혼하며 국극을 떠나는 모습은 쌓아왔던 여성 서사를 처참히 무너트렸다. 원작에서는 부용이 결혼하지 않고 정년이와 재회하는 모습으로 수동적이었던 당시 여성의 모습을 탈피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드라마 '정년이'는 주란과 영서 언니 모두 자신의 커리어를 끊고 결혼을 하는 것으로 결말을 맺어 허무함을 자아냈다. 또 매란 국극단 건물이 요정이 된다는 설정은 불편함을 안겼다. 해당 건물을 사려는 사람이 돈 많은 남자의 후처로 들어간 국극단 출신 여성이라는 점 역시 같은 맥락이다.
![김태리 '민폐 논란'은 약과였네…무너진 여성 서사, 원작 파괴 '정년이'의 한계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411/BF.38680822.1.jpg)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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