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국내 대형 연예 기획사 하이브와 SM엔터인먼트가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국내 여론을 등지고 있단 불만이 이어지면서 K팝 아이돌에게 붙은 'K'라는 수식어가 무색해지고 있다. 국내와 해외 팬덤 분열을 유도하는 대형 엔터사의 행보에 업계 관계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데뷔한 뒤 그해 11월 말 사생활 문제로 무기한 활동을 중단해왔다. 2달여간 라이즈로서 활동했던 그는 활동 기간보다 더 긴 기간인 약 1년여 동안 홀로 그룹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고, 그룹이 안정화되는 데에 그의 역할은 없었다. 브리즈(팬덤 명)에게는 '7인조 라이즈'보다 '6인조 라이즈'가 더 익숙하다.
게다가 팬들의 유사 연애 감정을 건드리는 K팝 산업의 특징상, 여성과 스킨십하는 모습이 확산하며 그를 향한 국내 일부 팬들의 감정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승한의 복귀 발표를 계기로 팬덤은 이 소식을 환영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입장이 갈려 분열됐다. 12일 이뤄진 KBS '뮤직뱅크 인 마드리드' 라이즈 단체 무대에서도 무대 위 멤버 6인을 향해 일부 팬들이 '라이즈는 7명'이라는 구호를 외친 데에 대해 온라인 플랫폼 'X'(엑스, 옛 트위터) 등지에서 갈등이 벌어진 바 있다. 무대 당시 응원법을 의도적으로 외치지 않는 팬들도 있었다.
!['♥해외 팬덤' 하이브→SM, K팝의 'K'가 무색해…손해는 아티스트의 몫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410/BF.37785039.1.jpg)
범법을 저지른 슈가에 대한 하이브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유감을 표시하며 사과했지만, 슈가를 그룹에서 탈퇴시키지는 않았다. 슈가 본인을 비롯해 하이브는 향후 행보에 대해 지금까지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슈가의 범법 소식에 국내 팬들은 주로 슈가가 그룹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반대로 해외 팬들은 방탄소년단은 영원한 7인조라고 주장하며 팬덤이 두 입장으로 갈라서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슈가의 음주 운전 소식에 일부 아미(팬덤 명)들은 슈가의 탈퇴를 촉구하는 트럭 시위에 나섰다. 트럭에는 '팬들에게 떳떳이 고개 들라면서 돌아온 건 음주운전', '음주운전 슈가 탈퇴 D-Day는 오늘', '방탄슈가 탈퇴 응원' 등 문구가 적혀있었다. 2016년 발매된 슈가의 첫 믹스테이프 'August D'(어거스트 디) 수록곡 '마지막'(The Last) 가사를 활용한 문구로 그의 코어 팬이 해당 문구를 작성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는 방탄소년단 7인 멤버 유지를 바라는 내용의 트럭 시위를 진행했다. 트럭 전광판에는 '아침은 다시 올 거야 어떤 여름도 어떤 계절도 영원할 순 없으니까', '다 괜찮아질 거야'라는 문구가 담겼다.
!['♥해외 팬덤' 하이브→SM, K팝의 'K'가 무색해…손해는 아티스트의 몫 [TEN스타필드]](https://img.tenasia.co.kr/photo/202410/BF.37762364.1.jpg)
이처럼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팬 여론을 무시하고 슈가와 승한을 그룹에 품고 가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해외 팬덤의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공시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의 국내 음원 매출은 405억원에 불과하지만 해외 음원 매출은 1071억원으로 국내 수익의 두배가 넘는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해외 매출 증가 폭이 국내 매출 증가 폭에 비해 크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2022년 대비 2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해외 매출은 1년 새 9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수장도 강조한 바 있듯, 이들의 글로벌 사업은 이 회사의 실적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 활동을 처음 시작한 그룹이 국내 코어 팬덤을 등지고 팬덤 분열을 일으키는 과오를 저질렀다. 이는 해외 인기를 얻고자 하는 '팝' 아티스트가 'K팝'이라는 이름 위 올라타는 모양새다. 소속사 차원에서 잘못을 저지른 멤버를 탈퇴시키지 않고자 한다면, 적어도 이들이 당당한 'K'팝 아티스트로 남을 수 있도록 이미지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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