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연예 산업에 사이렌을 울리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고, 연예계를 둘러싼 위협과 변화를 알리겠습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자신에게 제기된 직원 성희롱 피해 사실 은폐 의혹을 정면 반박했지만, 정작 그 내용을 살펴보면 본질과는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민 대표가 18쪽에 걸쳐 내놓은 반박 내용에는 주로 B씨의 개인 업무 능력에 대한 비판이 많고 자신은 책임이 전혀 없다는 식의 주장이 담겼다. 하지만 연예업계에서는 의혹 논점 흐리기를 그만둬야 하며, 사과할 건 사과하고 해명할 건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가 타인에게 B씨를 대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는 해명 역시 입장문에 없었다. 이는 지난달 30일 밤 민 대표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공개된 입장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민 대표는 매체 기사 속 편집된 내용의 발화 대상이 B씨 1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안 처리에 있어 논쟁이 있었던 대상 임원이 있었다"며 "맥락이 사라진 악의적 편집은 사내 정치가 포함된 내용으로 여러분이 굳이 아셔야 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중에게 '결국 B씨도 욕설의 대상에 포함돼 있었던 게 아니냐'는 물음을 남기는 구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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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3일 밤 B씨는 민 대표의 입장문에 대한 불만을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드러냈다. B씨는 해당 스토리에서 어도어 임원 A씨가 지난 9일 게재된 B씨의 입장문을 보고서 '미안하다'는 장문의 카카오톡 메신저 1통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씨는 하이브도 '미안하다. 재조사하겠다'며 연락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 대표는 'B가 일을 못 했지 않았냐. 네가 하이브냐'는 강한 반발이 담긴 카카오톡 77개를 B씨에게 보냈으며 지난 13일 밤 입장문까지 적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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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여성으로서 사회생활의 고초를 20년 넘게 뼈저리게 느껴왔다"고 밝혔다. 평직원에서 그룹 뉴진스를 배출한 어도어의 수장까지 오른 그는 '성공한 여성'의 서사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같은 여성인 부하 직원의 성희롱 피해 호소에 보인 부적절한 언행에 얽힌 사실관계를 짚지 않고, 되레 그의 무능력을 고발하는 모습은 그저 안타깝다.
회사 대표이사로서 사과할 내용이 있다면 깔끔히 사과하고 의혹을 해소한 뒤 반박 내용을 제시할 때 민 대표를 향한 대중의 온전한 신뢰가 돌아올 수 있을 테다. 민 대표 본인이 20년간 쌓아온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의 진솔한 대처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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