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하이라키' 선정적인 요소 난무
교사와 학생의 부적절한 관계, 몰카 등
'하이라키' 선정적인 요소 난무
교사와 학생의 부적절한 관계, 몰카 등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교사와 학생의 부적절한 관계도 모자라 10대들의 성관계 몰카 협박까지, '하이틴 스캔들’을 내세운 학원물이라고 강조했지만 현실은 자극적인 막장만 가득하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처절한 복수극이 될 줄 알았지만, 정작 학교 폭력의 주체인 재벌가 자녀들의 우정과 애달픈 사랑 이야기만 보여준다. 껍데기만 화려한, 알맹이 없는 '하이라키’다.
지난 7일 공개된 '하이라키’는 상위 0.01%의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입학한 후 견고했던 그들의 세계에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베일을 벗은 '하이라키’는 예고편 이상의 높은 수위 장면은 없었지만, 설정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여교사가 남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명품 가방까지 선물 받는다. 형법 제305조에 따르면 만 16세 미만 미성년자와 명시적인 동의하에 성적 접촉을 했었더라도 법률에 따라 강제추행 또는 강간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 '하이라키'는 남학생을 만 16세 이상으로 설정해 법적인 망은 피해갔지만, 이런 설정을 넣은 작가의 의도가 자극적인 소비를 위한 거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복동생은 누나가 남친과 별장에서 관계를 갖는 걸 몰래 찍어 협박하고, 누나 친구에게도 영상을 공유한다. 학교 내 CCTV와 학생 핸드폰 클라우드를 해킹한 인물은 그 영상으로 협박을 하고, 임신을 한 10대 학생은 아이를 지우기 위해 홀로 미국에 갔다가 유산을 한다. 고등학생들이 술 파티를 열고 약을 거래하는 건 기본이다.

쌍둥이 형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가해자에게 복수하러 온 주인공은 여자로 인해 흔들리고, 결국 이별한 재벌가 남녀의 애틋한 재회를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 쌍둥이 형 죽음의 진실도 너무 허무했고,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역시 거의 없었다. 학교 폭력의 주체였던 재벌가 학생들은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증거를 넘겨주는 거로 좋게 포장됐다.

그러나 작품을 본 국내 시청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꽃보다 남자’와 같이 가볍게 보기 좋다는 반응도 있는 반면, 부실한 전개에 선정적인 요소만 집어넣은 작품이라고 혹평하는 이가 많았다. 화제성을 얻고 싶었다면 성공이었겠지만, 작품성으로는 너무나 아쉬운 결과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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