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부터 그녀의 타계를 슬퍼하는 조화들은 줄지어 빈소로 들어왔다. 배우 안성기, 박중훈, 송강호 등의 조화가 들어온 뒤 영화배우협회는 물론 넷플렉스 등 제작 배급사들이 보낸 슬픔의 증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김부겸 국무총리,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도 빈소 한쪽을 채웠다. 40m 가량의 복도가 국화로 가득 차자 붙이기 시작한 조화 리본이 빈소의 벽면을 가득 채우는데는 채 2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동호 위원장은 최근까지 고 강수연과 관계를 이어왔다. 김 위원장은 "모든 영화인의 심정은 거의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스카 4관왕,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등을 받은 봉준호 감독도 굳은 표정으로 오전 11시께 빈소를 찾았다. 1시간가량 빈소를 지킨 봉준호 감독은 "실감이 안 난다. 몇 달 전에 뵀었는데 실감이 나질 않는다. 영정 사진을 보니 영화 소품 같다"고 말했다.
임권택 감독은 아내 채령의 부축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임권택 감독은 영화 '씨받이'로 고 강수연에게 한국 배우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임권택 감독은 "내가 먼저 죽어야 하는데, 나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 먼저 갔다. 조금 더 살면서 활동도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좀 아깝다"며 안타까워했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도 고 강수연을 애도하기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곽신애 대표는 강수연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영화계 관계자로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곽신애 대표는 "고 강수연 배우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건 아니다. 저와는 사소한 인연이 있다. 잡지 '키노' 창간할 때부터 강수연 배우는 대스타였기에 그때 뵀다"며 "그때부터 영화를 해오던 세대, 저를 포함해서 우리 세대들이 영화를 하는 데 있어서 늘 영화인의 기세 중심이자 여러 면에서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감사하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조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똑소리 나서 많이 외로웠을 것 같다. 정말 잘났다. 그게 얼마나 외로웠겠냐는 생각이 든다. 이른 나이에 가서 그게 아쉽고, 안타깝다"고 했다.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황 장관은 "강수연 배우가 차지하고 있는 존재감이 크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 충격이 컸다. 지금보다 더 대한민국 영화사에 큰 역할을 하실 분인데 안타깝다"고 이야기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강수연이었지만, 5월 7일 오후 3시께 끝내 별이 되고 말았다. 고 강수연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영화인장 장례위원회 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고문은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숙,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이 맡았다.
장례위원은 강우석, 강제규, 강혜정, 권영락, 김난숙, 김한민, 김호정, 류승완,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민규동, 박광수(여성영화제), 박기용, 박정범, 방은진, 배창호, 변승민, 변영주, 봉준호, 설경구, 신철, 심재명, 양익준, 예지원, 원동연, 유인택, 유지태, 윤제균, 이광국,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창동, 이현승, 전도연, 장선우, 정상진, 정우성, 주희, 차승재, 채윤희, 최동훈, 최재원, 최정화, 허문영, 허민회, 홍정인 등으로 구성됐다.

1966년생인 강수연은 4살 때부터 동양 방송 전속 아역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영화 '핏줄'을 시작으로 '고래사냥2', '씨받이', '연산군', '감자', '아제 아제 바라아제', '그대 안의 블루', '써클', '한반도', '주리' 등에 출연했다.

강수연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다. 2013년 영화 '주리' 이후로 연기 활동을 멈췄다. 연상호 감독 연출작이자 올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정이'로 컴백을 앞두고 있었다. '정이'가 그의 유작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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